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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 안에서 행복하십니까?

이 글은 social.lge.co.kr에 기고한 칼럼 내용입니다.

내 친구는 휴가로 외국 해안가에서 사진을 올리고, 또 다른 친구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또 한 명은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고, 마지막 친구는 영화를 보고 나왔다는 글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야근을 하거나 과제에 매달리면서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면서 세상에서 나만 힘들고, 외롭고,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다. 남들은 멋지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것 같은데 나는 형편 없는 상황인 듯 하고, 내 글에만 ‘좋아요’나 댓 글이 별로 달리지 않는 것 같고, 관심도 못 받는 것 같다. 왜 그럴까?

2011년 스탠포드의 심리학과 박사과정이었던 알렉스 조단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본 결과 이러한 모습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 말 대로 ‘우리가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그 것은 쉽다. 그러나 남들보다 더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그 것은 언제나 매우 힘든데, 왜냐하면 우리가 남들이 실제로 행복한 것 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의 불행은 내 불행 보다 더 작게 느끼고 남의 행복은 나의 행복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SNS는 이를 더 과장하고 있는 것이다. 친구들의 삶의 일부만 보여주고 있으면서 비현실적으로 더 행복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더군다나 내 친구가 늘어날수록 우리가 봐야 하는 글은 더 늘어나고 잘 모르는 사람이 온라인 친구가 되었을 때 더 이런 감정이 늘어나는 것이다.

마드리드 대학의 곤칼브스 교수는 친구 숫자가 354명을 넘어서면 이 경향이 더 커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옥스포드 대학의 로빈 던바 교수가 얘기한 150명의 던바 넘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상대방의 상황을 인지하면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친구의 수의 한계)를 생각하면, 300명을 넘어서면 우리는 온라인 친구에 대해 정확한 모습이나 상태, 그 배경을 잘 모르게 되어 있다. 우리 대뇌의 인지능력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에서는 90년 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이런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판타지와 상상을 덧붙이기 때문이다. 나랑 채팅 하는 사람이 아주 멋지고 다정하고 인간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상상하면서 얘기했던 경험이 있지 않는가?

트위터에서 조차 사람들은 자신이 진짜 느끼는 것보다는 남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댄 길버트는 말한다. 즉 우리는 보이고 싶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실재 정체성이 아닌 가상의 정체성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 모습은 대부분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일 경우가 많다. 남들도 다 본인의 실재 모습보다는 지향하는 모습, 또는 자신이 원하고 만들어 내고 싶은 모습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제이넵 튜페키 교수는 ‘페이스북이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가?’ 라는 글에서 그 이유는 사람들이 느끼는 실제 고립감은 오랜 근무시간, 긴 통근 시간, 커뮤니티의 감소 등에 의한 것이지 온라인 사회성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사람은 더 외로워진 이유를 서사적으로 풀이하면서 내가 요즘 온라인 활동을 더 많이 오래 하니 자연스럽게 SNS가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고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면대면 사회성의 부족이다. MIT의 셰리 터클 교수의 얘기대로 연결은 많아지지만 대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이 만나서 보여주는 것은 다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것 아닌가?
세 번째 설명은 온라인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인데, 아무리 온라인 활동을 해도 이를 실제 사회성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면대면 사회성의 부족함을 채우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SNS의 밑바탕에는 우리의 욕망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나르시시즘과 노출증, 그리고 관음증이 발현되는 공간에서 우리는 남의 과장된 행복과 의도적인 다정스러운 대화에 끼여 들지 못하거나 부러움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 지 되돌아 봐야 한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하고 화려한 척 하는 온라인 친구를 조금 멀리하고, 자신이 잘 아는 사람들 중심으로 타임라인을 재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 가지는 당신같이 온라인에서 남들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자신만의 문제가 아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페이스북 포스팅에 ‘좋아요’를 한 번도 받지 못하는 글이 60%를 넘기 때문이다.

기본
사회적 이슈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더 느끼는가?

최근들어 SNS 사용자들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고 나 역시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전 세계 12억명이 SNS를 사용하는 인류 역사상 없었던 이 새로운 공간에서 우리는 더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가?

이에 대한 흥미로운 글이 애틀란틱 지에 올라오고 (‘Is Facebook Making Us Lonely?), 내가 받아보는 하바드 버크만 센터의 뉴스레터 중에 흥미로운 블로그가 하나 올라와 정독하게 되었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조교수이며 버크만 센터의 펠로우인 ZEYNEP TUFEKCI 교수의 글이었다. ‘Does Facebook Cause Loneliness? Short answer, No. Why Are We Discussing this? Long Answer Below.‘ 라는 그녀의 블로그는 이에 관한 많은 연구 자료와 논지를 제공해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Tufekci 교수의 의견은 데이타를 볼 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가 인용한 펜실바니아 대학의 Keith N. Hampton 교수의 논문 ‘Core Networks, Social Isolation, and New Media‘에 따르면,

미국 GSS (General Social Survey)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미국인의 경우 더 사회적으로 고립되어졌고, 코어 네트워크는 더 작아지고 덜 다양해졌다. 그러나 이를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와 연관해서 보면 이러한 새로운 기술은 소셜미디어의 특정한 사용에 의해 코어 네트워크를 증가시키고 더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과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덜 고립되었다고 느낀다는 것의 그의 파악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연구 논문에는 학생이었던 그의 제자들이 공동 저자로 나오는데 이철주, 허은자 라는 한국 이름이 등장한다)  그의 연구는 2009년 더 퓨 인터넷의 리서치 리포트에 데이타가 잘 나와 있다.

더 퓨인터넷에서는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조사 분석을 발표하는데 2011년 6월에 발간한 ‘Social networking and our lives‘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갖는 코어 타이의 평균이나 사회적 지지에 대한 기대감이 모두 다 비 사용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조사에서 밝혀진 것 몇 가지를 살펴보면.

  • 미국인 중 중요한 얘기를 의논 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친구의 수(discussion confidants)가 2008년 1.93에 비해 2.16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인터넷 사용자는 이 숫자가 2.27로 늘고 SNS 사용자는 2.45로 더 증가한다.  SNS 사용자는 더 많이 코어 타이 친구를 갖고 있다는 것과 5%만이 그런 친구가 아예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은 SNS의 긍정적 역할로 볼 수 있다
  • 40%의 페이스북 사용자는 자기의 실제 제일 가까운 코어 타이의 사람들을 페이스북에서 다 친구를 맺었다고 한다.  즉 실제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이제 페이스북에서도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 페이스북 사용자는 사회적 지원의 모든 면에서 (감정적 지원, 동료의식, 도구적 지원)에서 비 사용자에 비해 미국 평균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터넷 사용자라고 해도 동일하게 수준으로 이웃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지역 그룹에 참여도도 비슷하고, 오히려 정치 참여 의지와 투표율은 더 높았다.
이러한 데이타를 보면 적어도 페이스북같은 SNS에서 사람들이 가깝고 신뢰할 사람이 없어서 외로워 하지는 않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Tufekci 교수의 기본 생각은 인터넷 시대에는 태어나서 얻게되는 가족이나 이웃과 같은  “ascribed ties”는 약해지고 서로 같은 공감이나 흥미를 갖는 사람들이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상호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들 같은  “achieved ties” 는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사회적 고립감은 교외 거주, 긴 통근 시간, 오랜 근무 시간, 커뮤니티나 시민 기관들의 감소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지 온라인 사회성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많은 기사들이 소셜미디어나 기술 때문에 우리가 더 외로워졌다고 하고 많은 사람이 여기에 공감을 표하는 것일까?

그녀의 설명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어쨌던 우리는 예전 보다 더 외로워지고 있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람들의 성향으로 뭔가 쉽게 설명하는 서사적 접근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는 전 보다 더 외로운데 우리가 훨씬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니, 자연스럽게 인터넷이나 SNS가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고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설명은 근본적으로 면대면 사회성이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현재 우리가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온라인에서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이 오프라인에서도 사회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온라인 활동이 외로움이나 고립을 꼭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세 번째는 아직 그녀의 연구 주제인데 (사실 이 설명이 맘에 제일 든다) ‘사이버 비사회성(Cyberasociality)’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비사회성은 실 세계에서 하는 만큼 온라인에서 사회성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성격을 의미한다. (이에 관한 그녀의 논문은 ICWSM2010에서 발표한 ‘Who Acquires Friends hrough Social Media and Why?”Rich Get Richer” versus “Seek and Ye Shall Find“‘ 이다.  또는 아직 준비 중인 논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사이버 비사회성은 우리가 글을 보면서 뇌에서 이를 언어로 변환하여 생각하는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못하는 난독증이 있듯이,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회성을 실제 면대면 사회성으로 매핑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어떤 동일한 집단이나 연령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사람들 중에 있을 수 있는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즉 누구는 온라인 사회성을 실제 사회성으로 잘 변환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누구는 이런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회성이 부족하면 온라인 활동을 아무리 해도 실제 사회성으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면대면 사회성의 부족함을 채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블로그를 쓰면서 발견한 에스티마의 블로그 (‘스마트폰의 노예가 된 우리들’)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MIT의 사회학자이며 심리학자인 셰리 터클 교수의 얘기 역시 흥미롭다. 그녀의 최근 저서 ‘Alone Together‘에서 많이 언급한 우리가 더 많은 기술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사람과의 대화와 관계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가 강연할 때마다 늘 언급하는 책이다).  그녀의 TED 발표 역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던터라 사람들은 기술의 사용이 우리의 외로움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오해할 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 데이타가 보여주듯이 우리가 소셜미디어나 기술로 더 외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SNS는 우리에게 더 많은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가까운 친구 관계를 만들어 내고 있지 대화의 상실로 인한 사회성 결여를 이끌어 내고 있지는 않다.  어쩌면 터클 교수의 판단은 그녀가 전통적인 시각으로 사람관계를 설명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터클 교수의 얘기 중에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전에 비해 더 외로워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친밀해 지려고 하는 것에는 오히려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변화이다.

오늘 뉴스에서 홀로 사는 가구 비중이 25.3%로 이제 가구 구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우리가 현재 느끼는 외로움은 이러한 사회 구성과 현대성이 가져오는 것이지 기술이나 SNS의 사용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SNS는 오히려 이러한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치유해줄 수 있는 또 다른 도구일 수 있는 것이다.

추가 자료와 기사:

1. ‘‘아는 사람’ 많지만 ‘말할 사람’이 없다‘ – 문화일보.
2. http://www.digitaltrends.com/social-media/study-why-facebook-is-making-people-sad/
3. http://www.slate.com/articles/double_x/doublex/2011/01/the_antisocial_networ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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