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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얽힘의 시대 (The Age of Entanglement)- 루이자 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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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무려 550쪽을 계속 집중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주석과 참고 문헌만 또 100쪽이 넘고요. 어려운 책이랑 씨름하느라 며칠을 보냈는데, 다 읽고 나도 머리 속이 혼란스럽습니다.

작가는 이 책 준비를 10년을 했답니다. 다트머스 대학의 물리학 전공자면서, 캘리포니아, 매사츄세츠 등의 농장에서 목가적인 인생을 사는 여자이지만 대단한 집념이더군요. 대부분의 얘기를 물리학자들이 만나서 대화를 하고 토의하는 모습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허구와 사실을 잘 섞은 것입니다. 허구라도 해도, 많은 편지와 자료를 기반으로 재구성하거나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 허황된 것은 아닙니다.

평소 양자역학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어야 좀 따라갈 수 있을 것이지만, 사실 다 이해한다는 것 조차 힘듭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물리학자들도 어려운 책이라고 하니까요. 저 역시 일반인을 위한 많은 양자역학 책들을 읽어왔지만, 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이 거의 빠져있어서 기억을 되살리면서 읽어야 했습니다.

다만, 1920년대 부터 시작해서 아인슈타인, 닐스보어, 파울리, 루이 드 브로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의 시대를 지나 존 벨, 그리고 최근의 젊은 실험 물리학자들까지 등장하는 20세기 양자 역학의 주역들의 삶을 한 번 들여다 본다는 의미는 있습니다. 

양자 물리학은 가장 철학에 가까운 과학입니다. 의식과 존재의 연계성을 주장하기도 하고, 실재성의 의미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하며, 우주론으로 확대됩니다.

‘만약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가장 신경 썻던 것은 분명 이 세상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이었을 거네. 지난 50년 동안 그걸 뼈저리게 느꼈네.’ 아인슈타인이 데이비드 봄에게 보낸 편지 (1954년)

얽힘(Entanglement)은 둘 이상의 물질이나 빛이 한번 상호 작용을 하고 나면, 둘 사이가 아무리 떨어져도 한 쪽의 변화는 즉시적으로 다른 쌍에 영향을 준다는 자연의 오묘한 현상을 말합니다. 그 거리가 우주 끝까지 떨어져도 일어나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난제죠. (우리가 보는 일반적 물체의 변화하고는 좀 다른 특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관심있는 분은 이 기사를 참조하세요.)

이 책의 또 다른 의미는 그렇게 위대한 물리학자들의 삶도 보면 개인적인 불행과 좌절 때로는 절망에 고통스러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들간의 경쟁, 존경, 질투, 그리고 위트와 며칠 동안의 토론 과정을 현장을 보듯이 묘사하는 저자의 기술에서 잠시 시간 여행을 다녀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때 철학을 할까, 물리학을 할까 하다, 물리학을 하려고 했다가 결국 컴퓨터를 전공했는데, 나중에 보면 양자역학이 다시 정보 이론과 만나면서 양자 컴퓨터로 바뀌는 것을 보면, 저에게는 죽을 때 까지 따라 다닐 유령일 것 같습니다.

로이드의 ‘우주를 프로그래밍하기’를 언급하면서, 어쩌면 이 세상은 거대한 양자컴퓨터로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얘기는 어쩌면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오랫만에 머리를 짜내면서 읽어내려간 힘든 독서였습니다. 이 책 덕분에 최근 양자 역학의 현황을 좀 알게되었고, 다른 책들을 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음에 든 책이 이 책에서도 뛰어난 물리학자로 등장하는 안톤 차일링거의 ‘아인슈타인의 베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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